그리하여 이곳에서,  

영영 타오르지 않게 조심하세요.

@N0TP34CH님_커미션.png
서여한_ 
33세 / 188cm / 75kg / 대한민국
체력 100 / 정신력 40  / 응급구조사 / @N0TP34CH님_커미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얼굴을 커다랗게 가로지른 흉이었다. 평탄하게 살아오진 않았겠거니 예상할 수 있는 표식과 담담한 낯짝을 살피다보면 목덜미를 덮은 천에도 채 가려지지 않은 화상 흉터가 보였다.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빛깔의 피부에는 잔상처가 가득했고 검은 머리칼은 가르마를 타 가볍게 정리해 두었다. 밝은 보라색에서 파란색 그사이쯤으로 보이는 오묘한 빛깔의 눈동자는 때때로 허공을 향했다. 얇게 올라간 눈매는 입꼬리와 함께 휘어져 있었지만 얕은 피로감이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다.

검은색 목티나 단정해보이는 검은색 하의, 마찬가지로 온통 어두운 색의 무스탕까지 챙겨입었지만 추위를 타는 일은 어쩔 도리가 없는가 싶었다. 고요한 성정으로 들려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았지만 때때로 요지에서 벗어난 주제를 꺼냈고 꾸며내지 않은 목소리는 낮고 또 고요한 편에 속했다.
[ 가벼운 / 침착한 / 선택을 위해 ]

가꾸어둘 필요가 없어진 낯에는 확연히 웃음기가 덜어졌다. 쾌활함을 전부 잃었느냐고 하면 그것은 아니었지만, 더뎌진 것만큼은 확실해 보였다. 다름없이 가볍고 능청스러운 구석이 있었으나 기꺼움 사이에서 때때로 미약하게나마 지친 기색이 묻어났다. 조용히 입을 다물고만 있을 성격은 아니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일은 더욱 없어졌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일에 조금쯤은 익숙해지나 싶었는데, 통증을 동반하는 탓에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환대받지 못하지만 배척받지도 않을, 그 무엇도 확연하게 쥔 구석이 없는 자였다.

스스로를 함부로 내던지지 않았지만, 그 모든 일들에 소모되어가는 것을 느끼곤 했다. 일상이 된 무기력함은 짧지 않은 시간으로 어느 정도 메꿔둘 수 있었기에 유약함으로 변질하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게 최악의 수를 가늠하곤 하지만, 입 밖으로 쉽게 내뱉지 않았기에 가끔 꺼내는 의견은 그리 나쁘지 않은 판단으로 평가받았다. 초연한 낯에는 습관적인 체념이 떠올랐고 타인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견을 조율하기보단 내어지는 것을 받아들였고 반대로 내던지기도 했다. 간혹 지독하게 원하는 바가 생기면 독단적으로 행동하려 들기도 했다. 손해 보거나 잃는 것은 더 이상 상관없었다. 결과가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충분했다.

살아남기 위해 악을 쓰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몇몇 기회를 빼앗기고 나선 무엇을 위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졌다. 진정 끝내어도 좋을 삶이라면 어떤 연유로 여즉 뛰어들지 않았을까. 통제는커녕 살필 수도 없이 밀려오는 시간들에 서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아주 오래도록 고민해야 했다. 견디고 있는 것은 비단 자신뿐만이 아닌지라, 그를 위로 삼아 한 번쯤은 선택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관망하고 거리를 둔 채 지켜보는 것이 습관이 된 것은 그런 탓이다.

연락을 안 한 지 오래인 어머니와 여동생이 있고, 성인이 되자마자 빈손으로 상경해 갖가지 알바를 병행하며 대학 생활을 마쳤다는 이야기는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흔하디흔한 일화였다. 제대 후 대학을 졸업한 뒤로 누구나 그러하듯 단 한 번도 쉬지 않으며 병원과 소방서를 오갔다. 인제 와서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가파른 곳을 오르려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응급구조를 업으로 삼게 된 것도 어렴풋이 부모님의 영향이구나 가늠하는 것이 전부다. 언젠가 숨이 너무 모자란 날이 오면, 그때는 미련 없이 이 길을 벗어나자. 그런 생각을 할 뿐이다.

신은 물론이요, 귀신이나 외계인, 으스스한 도시 괴담 따위의 
미신은 눈곱만치도 믿지 않고 있다. 불타오른 채 바스러져 가는 영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다.

잠에 들지 못하는 일은 줄어들었으나 몇 시간이고 눈을 감고 있어도 해소되지 않는 
피로에 힘겨워했다. 악몽은커녕 꿈도 없이 긴 밤을 지워냈지만 여전히 몸이 무거웠다. 추측하건대, 때때로 보이는 잔해 때문이리라. 혹은 그저 무궁한 겨울 탓일 수도 있을 테고. 

추위에 약한 탓에 주로 겨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다소 힘겨워 보였다.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탓인지 밑도 끝도 없이 주워 먹었으나 남용해서야 금세 굶주리고 말 시기가 도래하고 나서는 극단적으로 입이 짧아졌다.

몇년 전 사고로 
목부터 어깨, 허리까지 넓게 퍼진 전신 화상을 입었다. 종사자들이 으레 그렇듯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는데 그 일종으로 정신적인 문제인지 통증에 다소 둔감해진 모습을 보였다. 일상에서 생기는 잔 상처를 방치하고 관리하지 못하다가 흉으로 남기도 했고 얼굴이 그어질 적은 사고 직후인 탓인지 거진 통증을 느끼지 못해 꽤 담담하게 반응했다. 상담이나 재활을 받아며 어느정도 감각을 되찾을 수 있지만 피로함이 누적되면 그마저도 사라져버리는 듯했다.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는 자신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없는 때인 새벽. 무감해진 이후로 기록하는 것을 버릇 들였는데 주로 한가한 시간을 이용한다. 보이고 들리며 겪은 것을 적어내리고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일을 연습하고 있다.

바이러스 사태 발발 직후, 아수라장이 된 병원에서 챙길 수 있는 것들을 온통 가방에 쓸어담았다. 제법 많은 양의 치료용품들을 손에 넣었으나 유성 백화점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사람들을 도운 것으로 대부분을 소모했다. 그나마 있는 것이라고는 
주사기와 진통제뿐. 가지고 다니는 비상용 손도끼 손잡이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붕대를 묶어두었다.

특성
생존주의자
당신은 몇 번이고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구분 지어 왔습니다.
파멸로 향하는 일은 반드시 자의여야 하므로, 타오르는 자에게 단 한 번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로 당신의 역할입니다.
근력.png
근력

5
민첩성.png
민첩성

4
대인기능.png
대인기능

4
행운.png
행운

2

관계란 관계란

  • 잭 다니엘
    비밀글입니다.
    수정
    /
    삭제
    방금 전
  • 벤자민 프랭클린
    "작업의 페이지 및 모든 프로세스에 대해 궁금한 점, 질문 드립니다."
    수정
    /
    삭제
    1일 전
  • 에밀리 스톤
    "아름다운 디자인과 레이아웃... 정말 멋져요"
    수정
    /
    삭제
    2022.12.23
  • 올리버 워렌
    "예술 같은 놀라운 작품, 너무 감동적이에요"
    수정
    /
    삭제
    2022.12.10
  • 다이애나 스펜서
    "다이빙 프로젝트가 아니라니... 믿을 수 없어요. 항상 응원합니다!"
    수정
    /
    삭제
    2022.12.07
  • 제트 블랙
    "세련된 느낌이 너무 좋아요, 잘 봤습니다"
    수정
    /
    삭제
    2022.12.02
  • 링컨 토드
    "디자인 멋있어요, 특히 디테일이 맘에 들어요!"
    수정
    /
    삭제
    2022.11.31
  • 마크 블레이즈
    "작품 하나에도 섬세한 표현 처리가 돋보여요"
    수정
    /
    삭제
    2022.11.12
0/300